지금 여러분은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나요? 아니면 주변의 기대와 유행에 맞추며 “군중 속의 나”로 살고 있나요? 19세기 덴마크의 한 철학자는 이 질문이 인간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의 문제 상황

“우리 반 애들은 다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고, 같은 스타일 옷을 입고, 같은 밈(meme)으로 대화해. 나는 사실 K-pop보다 클래식 음악이 더 좋은데, 그 말을 하면 이상하게 볼까봐 못하겠어. 그냥 맞춰서 살아야 할까, 아니면 나답게 살아야 할까? 근데 나답게 살면 외톨이가 될까봐 무서워.”
이 딜레마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에요. 키르케고르가 평생 탐구했던 가장 핵심적인 실존의 문제입니다.

키르케고르는 누구일까?
쇠렌 오뷔에 키르케고르(Søren Aabye Kierkegaard, 1813~1855)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철학자예요. 그는 실존주의(Existentialism)의 아버지라고 불려요. 실존주의란 “인간의 개별적 존재와 선택, 그리고 자유와 책임”을 중심으로 삼는 철학이에요.
키르케고르 자신의 삶도 엄청난 도전으로 가득했어요:
- 깊이 사랑했던 여인 레기네 올센과의 약혼을 스스로 파기했어요. 그게 그녀를 더 행복하게 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 당시 덴마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 코르사르(Corsair)와 공개적으로 싸워서, 수년간 거리에서 조롱을 받았어요.
- 그가 쓴 책들은 살아생전 거의 팔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는 “대중의 인정”보다 “진리를 향한 자신의 여정”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죠.

키르케고르의 핵심 사상: 군중 속의 자아 상실
“가장 흔한 절망은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드문 절망은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 키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
키르케고르는 당시 사람들이 “대중(the public)”이라는 익명의 흐름 속에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경고했어요. 그는 이것을 “절망(despair)”이라고 불렀는데, 흥미롭게도 이 절망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데서 온다고 했어요.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절망의 두 형태
형태 1: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는 절망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 싶어. 유명한 사람처럼, 인기 있는 사람처럼.” 이렇게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이 되려고 하는 것이 절망의 한 형태예요.
형태 2: 자기 자신이 되기를 거부하는 절망
“나는 이런 사람인데, 이런 내가 싫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이것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절망이에요.
키르케고르는 진정한 자아가 되려면 이 두 절망 모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어요.
실존의 세 단계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성장하면서 세 가지 실존의 단계를 거친다고 했어요:
1단계: 심미적(Aesthetic) 단계
감각적 쾌락과 즉흥적 즐거움을 쫓는 단계예요. “지금 재미있으면 돼”, “유행을 따라야 해”, “남들이 좋다고 하면 나도 좋아해야 해”. 이 단계에서는 자아가 없고, 외부 자극에 의존해요.
→ 또래 압력에 굴복해서 원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 이 단계의 모습이에요.
2단계: 윤리적(Ethical) 단계
사회적 규범과 책임을 인식하고 따르는 단계예요.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구분하고 따르려 해요. 하지만 이 단계에서도 여전히 “내가 진짜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원하는 것”이 기준이 돼요.
3단계: 종교적/실존적(Religious/Existential) 단계
키르케고르에게 이 단계는 단순히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절대적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와 선택에 책임지는 단계예요.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사회의 기준이 아닌,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죠.
또래 압력(Peer Pressure) — 왜 우리는 맞추려 할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10대 청소년기는 정체성 형성(identity formation)의 핵심 시기예요.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이 시기를 “정체성 대 역할 혼란”의 시기라고 불렀어요.
이 시기에 뇌는 다른 사람의 반응에 특히 민감해져요. 거절당하면 신체적 고통과 비슷한 수준의 뇌 반응이 일어난다고 해요. 그래서 또래의 눈치를 보고 맞추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하지만 키르케고르는 말해요: 자연스러운 충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넘어서 진짜 나를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요.
나만의 취향을 갖는 것이 용기인 이유
키르케고르가 살던 19세기 덴마크에서도 지금과 똑같은 문제가 있었어요. 사람들은 신문이 말하는 대로, 교회가 말하는 대로, 대중이 원하는 대로 살려고 했어요. 키르케고르는 이것을 “대중의 폭정”이라고 불렀어요.
대중을 따르면 편해요. 비판을 받지 않아도 되고, 외롭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키르케고르는 말했어요:
“군중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가장 위험한 형태의 도피다.”
진짜 자아를 찾는 구체적 방법
1. 조용한 시간 갖기
키르케고르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하루 15분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SNS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그 고요함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떠오르기 시작해요.
2. 자신의 반응 관찰하기
어떤 것을 볼 때, 들을 때, 경험할 때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목해보세요. 심장이 빨리 뛰거나, 눈이 반짝이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르거나 — 이런 반응이 내 진짜 관심사를 가리키는 신호예요.
3. “왜”를 다섯 번 물어보기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느낄 때, “왜?”를 계속 물어보세요:
- “나는 클래식 음악이 좋아.” → “왜?” → “복잡한 감정이 느껴져.” → “왜 그게 좋아?” → “내 마음속 이야기 같아.” → “왜?” → “말로 설명 못하는 감정이 거기 있어.”
이렇게 파고들다 보면 내 진짜 가치관이 보여요.
4. 작은 것부터 나답게
처음부터 완전히 나답게 살 필요는 없어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오늘 점심 메뉴, 다음 읽을 책, 혼자 들을 음악 — 남의 눈치 없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선택해보세요.
다름은 외로움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게 이상한 게 아니에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그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훨씬 더 깊은 관계를 맺어요. 대중적인 것을 좋아하면 많은 사람과 피상적으로 어울릴 수 있지만, 자기만의 취향이 있는 사람은 소수의 사람과 깊이 연결될 수 있어요.
키르케고르는 결국 이렇게 말했어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성취다.”
오늘의 실천 과제
- 오늘 하루 동안 남의 눈치 때문에 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메모해두기
- 나만 알고 있는 취향(음악, 영화, 책, 장소, 음식) 5가지 목록 만들기
- 그 중 하나를 친한 친구 한 명에게 솔직하게 말해보기. 반응이 어떤지 관찰하기
“군중을 따르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는 내가 없다.” — 키르케고르의 마음으로